글 중의 내용들은 제가 이해한대로 각색하여 작성하여
실제 Flex 구성원분들의 의도와 달랐을 수도 있다는 점 유의 바랍니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이걸 이렇게 하는게 맞나? 의문이 매일 쌓이는 한편
+ 성과측정이 애매한 B2B SaaS에서 일한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요즘.
궁금한 것들을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것 같으면 어디든 나가보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B2B SaaS 업체인 Flex에서 주최하는 밋업 소식을 듣게 되었고 당첨되어 갈 수 있었다.
소규모 강연 느낌..을 생각했는데 세련된 큰 라운지에 많은 사람들이 와 계셔서 놀랐다.
개발자들 대상으로 이런건 많이 봤어도 디자이너를 상대로 이런건 거의 없지 않나? 놀라웠다.

앞의 소속 디자이너 분들의 2개의 세션과 네트워킹 세션으로 구성된 행사였다.
사용자의 사용성을 추구하며 원칙을 세우고 장기적 로드맵을 추구하는 문화가,
강연 내용부터 네트워킹 세션 때 만난 구성원분들의 말에서 느껴졌다.
얼마나 '디자인'에 진심인지 조직 내 얼라인이 맞춰져 있는 느낌!
비즈니스 성과가 짱인 요즘 트렌드에, 사용성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집단이 있다는 사실이 가히 충격적이었다.
예전 애플의 Human Interface Guideline을 뚫어져라 탐독하고, 사용성을 고민했던 일은 까맣게 잊고
요즘의 나는 어떻게 성과를 측정할까 어떻게 전환을 올릴까 이런 것만 생각하고 있었고
그게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용성 따위 다들 말로는 좋지 좋지하지만
현대 직장인으로서 '빨리 돈을 벌어내지 못하는 일', '가성비 안나오는 일'을 추구한다는 건 죄악 같으니까.
그런데 그 사용성이 돈을 벌어내는 일과 연결되어 있다 라고 믿는 조직이라면?
아무튼 강연 내용이던
내부 PD분들과 이야기 나누는 네트워킹 시간의 대화에서던
여러모로 인상적인 포인트가 있었고 나를 돌아보게 됐다.
기억에 남는 고민 포인트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회사에서 이걸 개선하면 사용성 상 좋을 것 같은데 설득할 명분이 애매한 건 중요도 low로 올리게 되고,
수많은 다른 이슈들에 밀려 결국 안되는 엔딩이 벌어지기 일쑤다.
나 자신 역시 이걸 개선하는게 다른 급한 버그나 VOC를 해결, 신기능 구축 보다 중요한가? 하면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의사결정 시 개발공수가 적은 쪽을 선택하기 일쑤였고 그렇게 쌓여가 흐린눈하고 있는 사용성 문제들이 한 두개가 아니다.
그런데..!
플렉스팀은 사용성이 좋고, 다양한 유저가 자유도 높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거다. 그게 가능해? 그래서 질문했다.
Q. 저런 사용성 원칙 중요하다. 근데 막상 리소스에 허덕이는 실전에서 매출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걸 어떻게 내부 설득하는 것인지.
A. 강연자님의 답변) 이전 회사는 OTT 였는데 사용성 개선이 아무 의미없었다. 그냥 콘텐츠가 재밌으면 다 였다. 회사에서는 돈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설득 못한다. 이 회사는 사용자의 사용성이 곧 만족도와 매출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왔다. 결론은 그게 되는 환경이어야 한다. 우리제품은 사용성이 곧 사용자 만족과 편의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사용성이 100% 매출로 이어지는 환경 같은 건 없겠지만
적어도 이런 문화가 있는 조직이라면? 사용성에 대한 의심을 내 선에서 사전에 차단하지 않게될 것 같았다.
Q. (네트워킹 세션 중 우리 테이블에 계셨던 디자인 리더분의 고민) B2C처럼 바로 성과로 이어지지 않으니 성장하지 못한다고 느끼고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동기부여는 어떤 식으로 하는가
A. (Product Lead 님의 답변) B2B는 장기적인 관점, 로드맵을 보고 케이던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성과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으로 이뤄낼 로드맵을 강조하는 편이다. 근데 결국 그게 잘 맞는 성향인지가 중요해서 채용에서 중요하게 본다.
세간의 '능력있는 디자이너'는 '뭔가 해서' -> '결과 빡!'이 정설이기에 나도 그래야한다고 생각했다.
대부분 브런치나 이런 아티클도 B2C 서비스 이야기가 대부분이고.
그래서 회사에 데이터 환경을 구축해보려고 노가다도 해보고, 개선을 하고 나서 유저 로그를 살피는 등 애를 써봤다.
근데 그 개선이 뭐 회사의 매출로 이어지는 경우는 0, 또한 각 니즈별로 반응하는 기능이 달라서 당장 사용빈도가 늘어나지도 않았다.
허무했다.
내가 하는 일이 내 실력과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여기, B2B 디자이너들이 모인 행사에 왔다.
이 실력자분들이 B2B에서는 즉각적인 데이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말을 해주시니까 위로가 됐다.
무엇보다 추구하는 축을 B2C랑 다르게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나는 즉각적으로 유저 반응이 돌아와서 성과를 쌓아나가는 것만이 성장이라고 생각했는데
강연자분처럼 이유가 있는 선택들을 반복하여 나만의 디자인 원칙을 쌓아나가는 쪽으로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숫자만이 아닌 나만의 동기부여 포인트를 찾아 해나가는 것, 이게 학습이자 성장이라고 예전에 누군가에게 배웠는데, 잊고 있었다.
내가 느끼기에 정리하자면
| B2B가 잘 맞는 편 | - 즉각적인 보상이 없어도, 오랜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완성해갈 수 있는 사람 |
| B2C가 잘 맞는 편 | - 유저의 반응을 바로 확인하며 전략을 구상하길 좋아하는 사람? |
나는 유저의 '진짜 문제' 해결을 하고 싶은 것에 반해
알면 알 수록 방대한 변리업의 세계를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한다고 느낀다.
변리업을 떠나서 우리 제품을 어떻게 쓰고 계신지 유저를 전혀 모르고 맘대로 가설을 세우고 기획을 해오고 있다고 느꼈다.
이론상으로는 유저 인터뷰를 통해.. 니즈를 발굴하고... 뭐 이런게 정설인데?
나의 뇌피셜으로 결정하고 하는게 맞을까? 인터뷰 같은거 안해도 될까?
막상 인터뷰를 하자니 고객사분들 다 너무 바쁘신 분들이고, 보안 문제도 있으니까 편하게 요청하기도 좀 어려웠다.
그렇게 불안을 짊어지고 있었기에 또 물어봤다 ㅎㅎ
Q. b2b라 그런지 사용자 인터뷰 섭외부터 어려운 것 같다. 플렉스는 내부에 사용자 인터뷰 프로세스가 있나?
A. 솔직히 저희도 사용자 인터뷰를 잘 안했다. 왜냐면, SaaS의 경우 사용자도 사용자가 원하는 걸 모른다는 생각이 있었다. 내부에 전문가 고문 분도 계시니까 그 쪽과 이야기를 많이 하는 식으로 한다.
+ 우리 역시 사전에 문제를 발굴하는 쪽이기 보다 VOC가 나오면 대응하는 식이었다. B2B는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최근에는 조금씩 시도해보고 있다. 미리 가설을 뽑아보고 논의해보고 직접 만나서 그 가설들을 확인해보고 했다.
근데 그것 자체가 엄청난 인사이트이기보다, 유저분들을 직접 만나면서 동력을 얻는게 진짜 크더라.
Flex는 정말 많은 회사의 정책과 복잡한 체계를 고려해야하는 규모 큰 SaaS다.
그냥 하기에도 고려할 수많은 변수가 있는데,
유저에게 '당연히 강요'하는걸 지양하기에 수많은 변수를 고민하신다고 하면
대체 얼마나 복잡할까 싶었다.
플렉스 만큼은 아니지만 우리 회사 제품도 고려해야할 부분들이 꽤 있는데, 이것마저도 나는 정리가 쉽지 않기 때문..
Q. 정보구조 정리하는게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수많은 변수를 고려하면서 잘 정리해내는 팁이 있는지
A. 이터레이션이 답인 것 같다. 저도 단번에 다 하라하면 절대 못할 것 같다. 이 결정을 했을 때 나중에 바꾸기 쉬운지 같은걸 고려하긴 하면서 일단 해보면서 고치고 더 발전시켜나간다.
맞다. 완벽하게 근거들을 수집해서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 결과 데이터를 보고 대응해나가는 것, 불확실성 사회의 생존법이다.
+) 노션에 모든 정책을 정리한다고 하셨다.
두번째 세션 일하는 방식 때 나왔는데, 모든 직군이 접근하기 쉽도록 노션 데이터 베이스에 기능하나하나를 넣어 담당자가 그 때 그 때 최신화한다고 했다. 잘 정리가 되어 있으면 누락 없이 고민도, 이터레이션도 이어 나갈 수 있는거겠지..!
우리도... 이슈에 분산되어 있어서 매번 검색하거나 아마 그걸걸요? 이러는데 정리해보면 좋겠다 싶었음

첫번째 세션 발표자 박성완님은 외람되지만 '진짜 디자인 덕후' 같았다.
당연한 게 정말 당연한 건지 의문을 가지고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하시는 듯 했다.
또한
오늘날 디자이너가 비즈니스 드림을 꾸며 PM 같이 행동하는데, 그렇게
사용자가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진정 디자이너의 본분을 잊어가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찔렸다 ..ㅎㅎ
나는 세간에서 경쟁력 있어보이는 것에만 생각해왔는데
내가 생각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은 것 같다.
분명 제일 처음 UX디자인을 공부할 때는 어떻게 사용자에게 더 좋은 경험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시안을 만들고하는 작업이 즐거웠는데,
어느새 이 고민이 지표로서 무슨 의미가 있어? 생각하게 됐던 것 같다.
세션을 마무리하면서 해주신 말씀이 마음에 깊게 남는다.
이런 사용성 원칙들 기반으로 집요하게 고민하고, 자신만의 이유와 원칙들을 쌓아나가면
수치로 확인하지 않아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믿어요.
모두가 지표를 외치는 요즘,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진짜 멋있었다.
아 진짜 실력자는 이런 거겠구나.
자기만의 원칙이 있고 트렌드에 맞지 않더라도 곤조를 밀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다.
팔랑팔랑 팔랑귀인 나, 빠른 결정 이전에 당연한 것이 정말 괜찮은건지 생각하고 나만의 결론을 쌓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근래 다녀온 행사 중 가장 깔끔하게 친절한 행사였다. 행사 기획 운영에 능숙한 단체인 것 같았다.
모든 접점에 신경을 쓰신거(리마인더 문자, 웰컴보드, 테이블 넘버 배치, 시간분배, 배웅, 후기 설문조사 내 도입글)가 느껴지고
한 분 한 분 친절하게 대응해주셔서 프로그램 끝나고 나오는 길에 헛헛한 느낌이 일절 없었다.

무엇보다 B2B라는 어디에나 있지만 뭔가 주변엔 없는,, 이 세상의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할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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