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변리사분들을 위한 SaaS툴을 만드는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회사가 작년에 이어 특허청에서 주최하여 변리사, IP담당자분들이 참여하는 컨퍼런스에 행사 부스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부스에서 전환으로 이어진 고객들이 있어 꽤나 중요한 행사 였는데요,

여느 소규모 스타트업이 그렇듯 리소스가 없어 손도 못대고 시간이 흘렀습니다.
시간이 일주일도 안남은 시점에서 TF가 결성됐고,
회의 딱 한번하고 각자의 일로 흩어졌습니다.


행사일에 딱 인쇄물을 받아보려면 금요일 저녁 6시까지는 발주를 넣어야만 했습니다. 남은 시간은 5시간,
내용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모두 마쳐야 했습니다. 마음이 펄떡펄떡,, 조급했습니다.
하지만 이럴 수록 방향성을 잘 정하는게 중요하겠죠.
브로셔를 디자인 할 때 마다 마음 한 켠 찝찝함이 항상 있었습니다.
이 브로셔가 유용하게 쓰일까? 명분 뿐인, 브로셔를 위한 브로셔가 아닌가? 하는 우려 말이죠.
그래서 이번에는 '쓸모 있는 브로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만은 절대 만들지 않기로 했습니다.
큰 고민할 필요도 없이 바로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최근의 고민을 실험해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는 작전회의 하루 전, 이탈 포인트 도출을 위해 한창 유저분들의 로그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서비스를 길게 잘 사용해주시는 유저분과 바로 이탈하시는 유저분들의 확연한 차이가 있었는데요, 바로
특정 기능 사용 유무의 차이였습니다.
솔직히 이제까지 저는 해당 기능이 유용한가에 대해 의심하고 있었더랬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유저를 이해해야 했습니다.
당장 대표님께 질문을 폭격했습니다. 이 기능은 실무의 어떤 맥락에서 사용되는 것인지, 결과적으로 사용자에게 어떤 이점을 가져다주는지 하나하나 머릿속 질문들을 해결해 나갔습니다.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분명 유저에게 효용을 줄 수 있는 핵심 기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전의 캐주얼 UT 경험을 돌아보면 데모 미팅 없이 유입된 유저의 경우 이점을 체감하기 어려워보였습니다.
만약 이 기능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유저 맥락에 맞게 플로우를 개선한다면 전환율에 도움이 되겠다! 라는 가설까지 내리게 되었습니다.
한창 그 가설에 빠져있던 참에
'우리 서비스를 처음 보는 타겟 유저분들께 드리는 브로셔?'
실험해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이 기능을 사용한 ‘해피 패스’를 강조해서 우리 서비스를 잘 사용하는 플로우를 강조해서 보여준다면
서비스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료 체험 유입 뒤 전환에 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라는 가설을 바탕으로 전체 방향성을 잡았습니다.

핵심 기능이 줄 수 있는 가치는 ‘정확도’ 바탕의 ‘신속성’이었습니다.
이를 원하는 내용까지 번거로운 과정 없이 닿을 수 있다는 신속성을 강조하도록 ‘특허 실무 최단거리’라고 메인 카피를 써
간결한 인상을 주려고 했습니다.
첫장에는 메인 카피와 함께 핵심 기능을 도시락식 구성으로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고, 아래에는 실 사용자에게 받은 후기를 넣어 이 기능들에 대한 불신도 완화했습니다.
메인인 안쪽에는 서비스의 핵심인 스크린샷 단 한 장을 목업으로 배치해 해피패스를 단 4step으로 정리했습니다.
더불어 세분화된 분야가 있는 이 업계의 특성에 맞게 자신의 분야와 찾아보며 한 번 더 유심히 내용을 살필 수 있도록
아래에는 분야별 활용 베스트 사례를 간략하게 담았습니다.
맨 뒷장에는 고객분께서 서비스를 사용하기 전 가지는 불안감을 해소하실 수 있도록 OX 퀴즈와 수상 이력을 활용해 신생업체인 저희 서비스에 대한 낮은 신뢰도에 대한 대비를 했습니다. 마지막에는 무료체험 혜택 QR로 브로셔 안에서의 고객의 여정을 철저히 계산해서 브로셔를 구성했습니다.


어느덧 벌써 6시가 코앞입니다. 디자이너로서,, 시험 인쇄 해서 색 감리, 텍스트 크기 감리 없이 발주를 넣는다는 건 엄청난 실험이었지만 시간이 시간이… 없었습니다.. 시각적 완성도를 위한 정렬, 여백 점검이나 색 감수는 과감히 포기해야 했습니다.
왜냐면 시간이..시간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이전에 하나하나 시험 출력하며 여러 삽질 했던 시간 덕에 브로셔를 위한 이상적 폰트 크기, cmyk 색 출력 시 예상 값에 대한 나름의 데이터가 있었습니다. 그 때는 시간을 낭비했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줄이야..
정말 조급한 마음에 숨도 참아가며... 딱 6시에 맞춰 발주에 성공 했습니다...!!!1
오시, 접지 같은 후가공은 포기해야했지만요! 으하하 (디자이너로서 최후의 양심 사망...)
'유용한 브로셔 만들기'의 결과는?
일단 반은 성공이었습니다! 행사 당일, 한 번에 여러분의 관객이 오셔서 설명이 어려울 때 브로셔 한 장이면 끝이었습니다.
브로셔가 이렇게 유용하게 쓰인 건 정말 처음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첫장 : 그래서 우리가 어떤 서비스인지 방문객분들께서 빠르게 인지하셨습니다.
안쪽면 : 진짜 요소 하나하나가 의도대로 작동했습니다 ㅠㅠㅠㅠㅠ
의도대로 방문객분들이 질문주시거나 할 때 정말 쾌감이 있더라구요.

워낙 비슷한 업체들이 많아서 관람객 분들께서 ‘그래서 여기는 다른게 뭐예요?’를 많이 여쭤보셨습니다.
그러면 저는 ‘브로셔 뒷 편을 보시면 저의 서비스의 핵심 차별점이 있는데요~’라는 말로
서비스 시연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바로 설명드릴 수 있었습니다.
ip 전문가분들이더라도 각자 전문분야가 있으신데요, 자신의 분야가 있으면 시선이 갈거라는 생각에 배치해두었던 분야별 활용사례도 요긴하게 작동했습니다. 해당 부분을 보며 각자 분야에서의 걱정들을 말씀해주셨거든요.
오시와 접지 후가공 없으면 없어보이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는데요, 오히려 좋았습니다. 뒷면을 방해없이 보는데 좋았고, 필요하면 관객분께서 스스로 접으셨습니다!
+10.19 추가 후기 첨부!
- 최근 해당 행사에서 유입되어 무료 체험 중에 있는 고객분이 계신데요, 그간 어떤 유입 고객들보다도 더 핵심 기능을 잘 활용해주시고 계십니다. 세일즈 담당자분께서 멋지게 후속 영업을 진행해주신 덕도 있겠지만요, 브로셔와 설명도 그 일부에 기여하고 있을 거라 믿으니 뿌듯했습니다 ㅎㅎ
브로셔는 관람객분께서 우리 부스를 찾아와주신 첫순간을 맡아주었다면요,
다음 편에서는 부스의 '마지막'을 담당해 준 친구를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후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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